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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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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집은 사람이 만든다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 작성일 2011-10-20 18: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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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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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흙건축의 새로운 실험은 그 역사가 매우 짧습니다.
그럼에도 현대흙집이 주문주택(전원, 단독 주택) 시장에서 자기 자리를 잡은 건 서구 건축양식 일변도의
사이딩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 건축 등과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전통의 복원이라는 정서에 영합하지 않고,
현대 건축의 한 유형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의 성과입니다. 
나아가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집짓기가 아니라 '집'속에 '인간의 삶'과 '민족의 사상'을 담으려는
우리 살림집 정신을 지켜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차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불가능 했던 일입니다.
아무리 건강에 좋고, 민족 건축 양식이라는 대의가 있다하여도 소비자의 대중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건축공사 현장 하면 의례 떠오르는 것이 ‘노가다’라는 말입니다. 막노동 인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 거칠고 신의가 없는 사람들이란 이미지가 떠오르는 말입니다. 일에 대한 자긍심은 고사하고, 일 좀 손에 익으면 기술자 행세하고, 또 일 없으면 용역 사무실에 나가 하루 날품을 팔아야 하는 건축 현장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막노동 일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노가다’라는 말속엔 밑바닥 인생의 고달픔이 묻어나 있습니다. 자긍심이 없는 하루 품팔이 노동으로 어떻게 제대로 된 건축물을 기대할 수 있는지 안타까운 일입니다.  건축 현장의 일꾼들을 이렇게 만든 배경에는 건축업계의 잘못된 역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량위주의 성과주의가 판치는 국가정책, 줄 잘 대서 오다 따고 하도급에 또 하도급으로 넘기는 업계의 관행, 소규모 건축업자들의 집장사 집들이 건축 현장을 노가다 문화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노가다 문화

 

노가다 문화의 가장 대표적인 악습이 ‘빨리빨리’입니다. 건축주와 시공사에 있어서도 평당 얼마라는 도급 금액이 주어지고, 시공사와 공정 업체별 단가 계약도 대부분 평당 얼마로 계약되기 때문에 그 일을 맡은 책임자(오야지)는 공정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자신의 이익이 커지기 때문에 일을 빨리 서두르게 됩니다. 그래서 현장 일꾼들을 내몰게 됩니다. 다음 공정을 염두에 두고,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치열함은 찾아보기 힘들게 됩니다.
그 반대로 건축주가 직영 처리를 하거나 시공사가 일당 처리를 하면 일이 하염없이 늘어집니다.  현장에서 하루 일을 더하는 건 귀신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음 공사 현장 일이 있으면 서둘러 일을 끝내지만, 특별한 일이 잡히지 않은 경우 시간을 늘려 잡아 일당을 채웁니다.
더 심한 것은  ‘노가다 곤조’라고 하는 기술자들의 아집입니다. ‘이건 왜 이렇게 했어요’라고 문제를 지적하면 ‘괜찮아요, 까딱 없어요’, ‘다 그렇게 해요’라고 대답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기술적 고집이라기보다는 바빠 죽겠는데 왜 꼬투리 잡느냐는 식의 태도를 보입니다. 건축주의 경우 시공사에게, 시공사의 경우 현장 일꾼들에게 ‘이거 다시 해 주세요’하면 그 때야 마지못해 고쳐주지만 별 것도 아닌데 괜히 그런다는 억하심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뭐 하나 잘못 해 놓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게 된다. 조금 더 간섭하면 ‘해 달라는 대로 해 줄 테니까, 나는 책임 없소’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그렇게 엇나가기 시작하면 속은 속대로 썩고, 집은 집대로 꼴이 아니게 됩니다.
이러한 노가다 풍토는 결국 ‘사람’ 중심의 집짓기가 아닌 ‘돈’ 중심의 집짓기, 평당 얼마짜리 집이라는 풍토가 빚어 낸 자화상입니다.

 

사람 중심의 건축 문화를 위하여

 

사람중심의 건축문화가 자리 잡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건축 업계의 관행에서 기인합니다. 관 공사나 일반 건축물의 큰 규모들은 종합건설사가 입찰을 하여 계약을 한 후 공정별로 하도급에 재하도급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고, 자체 신축 사업에 있어서도 분양원가 이하의 금액으로 하도급을 주는 것이 관례입니? 그 과정에서 원청자는 자신의 이윤을 떼어내고 하도급을 주는 것이기에 하청을 받은 업체는 다시 자신의 이윤을 확보한 상태에서 공사를 하여야 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건축을 하게 되는 업체는 협력 업체들의 하도급 금액이나 자재비에서 이윤을 챙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요령만 생기고 ‘빨리빨리 해, 까딱없어’로 일관하고, 원천적인 부실공사를 안게 됩니다.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된 사례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시행사가 존재하고, 시행사에서 도급을 받은 시공사가 존재합니다. 시행사는 택지 분양을 원할히 하기 위해서 건축을 병행하지만 분양이 지연될 경우의 자금 부담 때문에 저렴한 가격대의 건축회사를 찾게 마련입니다. 또한 건축비에서도 이윤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공사는 원가 이하라도 공사를 수주하여야만 생존 할 수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공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면 모두가 공멸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영업 따로, 건축 따로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선 현장에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대규모 건설현장에서는 아직 요원한 일이나 전원주택과 같은 소규모 건축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건축주와 시공사, 현장의 일꾼들이 ‘사람’ 중심으로 협의하고 조정하며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여가야 합니다. 부패의 사슬고리처럼 연결된 하도급의 관행은 각 공정의 전문가 집단들로 구성된 조합 형태로 연합해 중소건설업체의 대안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의 직영체제처럼, 내 집처럼 일할 수 있는 일꾼들의 조직 구성이야말로 건설업체와 현장일꾼들이 공동으로 사는 길이며, 건축의 질을 높이는 길입니다. 

많은 상품들이 기계화되어 공정의 단순화를 이루었지만 건축이란 공정은 세분화되면 되었지 단순화되기는 힘든 일 중의 하나입니다. 결국 집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수공예품입니다. 보다 좋은 건축 자재와 건축 유형들이 등장하겠지만 그것을 만지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설계사라도, 아무리 실력 있는 건축가라도 그와 손발 맞추어 집을 짓는 일꾼들의 열성과 전문성이 없다면 휴지조각에 불과합니다. 건축 현장에서 가장 힘든 일이 바로 일꾼들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우선 검증된 일꾼을 만나는 일이 힘들고, 계약 된 ‘돈' 안에서 일을 맞추도록 해야 하는 일이 곤혹스러운 법입니다. 이러한 현실적 벽을 뛰어 넘기 위해선 전체 공정을 풀어가고 합리적 건축비를 실현해 낼 연출가들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전문성을 갖춘 의식 있는 현장 일꾼(기술자)들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하루 날품 파는 노가다 꾼이 아니라 프로정신을 갖춘 전문가들로 현장이 새롭게 변화되어야 합니다. 기획, 실행, 검증이 시스템화 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교육기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의식을 갖춘 전문성만이 비로소 노가다 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사람‘ 중심의 건축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또한 건축실명제를 통해 책임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일하는 사람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부당한 일을 지시 받아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거부할 수 있는 건축 업계의 새로운 풍토를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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